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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발적 사고, 잘못된 선택

     

    그날 밤, 나는 살인자가 되었다. 인적이 드문 세령마을의 댐 관리팀장으로 부임을 앞둔 최현수(류승용)는 가족과 지낼 사택을 보러 가는 날, 안개가 짙게 깔린 세령마을 입구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중 갑자기 뛰어나온 여자 아이를 쳐 교통사고를 낸다. 너무 놀란 최현수는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호수에 아이를 유기한다.

     

     

    죽어버린 딸, 시작된 복수. '어떤 놈이 그랬는지 찾아서 똑같이 갚아줘야지' 아이의 실종으로 마을은 발칵 뒤집혀 수색 작업이 시작되고,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딸을 보자 광기 어린 분노에 사로잡힌, 마을 대지주이자 아이의 아버지 오영제(장동건). 사고가 아니라 사건이라고 판단한 그는 직접 범인을 찾기 위해 증거를 모으기 시작한다.

     

     

    되돌릴 수 없는 선택, 7년 전 그날 밤,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이 포스팅은 영화 7년 전 밤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7년의 밤 Seven Years of Night, 2018

     

     

    개요 스릴러, 드라마 ㅣ 한국 ㅣ 123분 ㅣ 2018. 03. 28 개봉

     

     

    감독 추창민

     

     

    출연 장동건(오영제), 류승룡(최현수), 송새벽(안승환), 고경표(최서원), 이레(오세령), 탕준상(어린 서원)

     

     

    등급 [국내] 15세 관람가

     

     

     

     

     

     

    탄탄한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7년의 밤' 강렬한 서스펜스와 인간 내면에 대한 고찰로 묵직한 여운을 선사하고 싶은 추창민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연기파 배우 류승룡과 장동건, 거기에 고경표까지 더해져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우발적인 사고로 살인자가 되어버린 최현수 역을 맡은 류승룡은 처절한 부성애를 폭발적으로 선보였고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씻을 수 없는 죄책감과 그로 인한 트라우마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 다가올 복수에 맞서 아들을 지키고자 하는 아버지의 면모까지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연기해냈다.

     

     

    영화는 살인 사건을 통해 두 아버지 최현수와 오영제가 대립하는 모습, 더불어 송새벽과 고경표의 절제된 연기가 여운을 남게 했다. 그날의 사건을 모두 목격한 인물이자 살인자 최현수의 아들인 서원(고경표)이 보여주는 심리 묘사가 인상 깊었고 하루아침에 살인자의 아들이 되어 삶이 송두리째 바뀌어버린 아들 서원 역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최현수, 딸을 잃고 지독한 복수를 계획하는 오영제. 7년 전 우연한 마주침. 끈질긴 악연은 영화가 끝이 날 때까지 지독한 복수의 끝을 보여준다. 악연이 되어버린 두 남자의 대립이 중점을 이룬다.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아내에게 구박받던 최현수는 교통사고를 낸 후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살인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지만, 이는 고스란히 돌아와 그의 아들을 사지로 몰아넣는다.

     

     

    소녀의 아버지 오영제는 자신을 피해 도망가던 딸의 행적을 되새겨보다 그날 밤 도로를 스치던 최현수의 빨간 차량을 기억해내고, 자신의 딸을 죽인 그에게 더 깊은 고통을 주기로 복수를 다짐한다. 오영제의 비뚤어진 소유욕은 점차 집요한 광기로 변모해 가고 고통을 줬던 아버지, 고통을 받는 남자, 앞으로 고통을 줘야 할 아들의 이야기로 스릴러적인 모습이 돋보이는 장면들이 많았다.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살인자가 된 현수는 사건 이후 교도소의 수감된 모습으로 나오는데 흰머리와 잔 주름, 한껏 야윈 모습이 그간의 고단한 세월을 짐작하게 한다. 특히 아들에 대한 깊은 죄책감이 더해진 절절한 부성애가 보는 이들까지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그러나 입장을 바꿔 생각한다면 그들의 부성애를 감싸 안기에는 딸을 잃은 슬픔이 더 크다. 

     

     

    딸을 잃고 광기 어린 분노에 휩싸인 그가 변해가는 모습은 섬뜩하면서도 또 다른 부성애가 무척 돋보였다. 이 영화를 통해 장동건은 특수분장 없이 매일 같이 면도칼로 머리를 밀며 M자 탈모 머리까지 만들어 냈다고 하는데 그의 노력이 돋보일 만큼 외양적인 모습에서 새로운 변화를 주기도 했다.

     

     

     

     

     

     

     

     

     

    원작 소설에 비해 약한 부분이 있다. 소설 분량을 123분이라는 시간 안에 표현하기에는 이게 최선이었단 생각이 든다. 원작과 다른 결말이 무척 당혹스러웠지만, 배우들의 연기력 하나만 있으면 영화를 끝까지 끌고 갈 수 있음을 여과 없이 보여준 영화이다.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100% 파악할 수 없으나 원작 소설을 좋아했던 사람으로 조금은 아쉬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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