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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라이언, 여수 밤바다

     

    10월 26일 지난주 토요일 여수 불꽃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여수 여행을 계획했다. 기차를 타고 가면 좋겠지만 늦은 예매 탓일까 여수 가는 KTX가 모두 매진됐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여수로 떠나는 여행을 계획했고 문제없이 출발할 수 있었는데 여기서 변수가 생겼다.

     

     

     

     

     

     

    나에게 생긴 변수는 바로 이 녀석 카카오 라이언이다. 버스 시간도 남고 근처 인형 뽑기가 있길래 우연히 들어갔는데 나의 승부욕을 자극한 뽑기 기계에서 네모난 열쇠 키박스를 하나 뽑게 됐는데 그에 대한 상품이 바로 카카오 대형 라이언 인형... 버스는 출발해야 하고 이 녀석을 데리고 버스를 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앞이 캄캄하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같이 출발해보자 라이언!

     

     

     

     

     

     

    준비됐니 라이언? 출발해보자

     

     

    거의 도착 할 무렵에 지인으로부터 받은 여수 실시간 사진을 보니 날씨가 서울 하늘과는 꽤 달랐다. 서울에서 여수까지 버스로 4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KTX를 탔으면 3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을 텐데 이 녀석과 함께 4시간을 달려갈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됐다. 머리가 무거운 라이언 때문에 짐 같아서 불편했는데 막상 터미널에 도착하고 버스를 타니 갑자기 설레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이게 바로 여행의 묘미구나!

     

     

     

     

     

     

    출발했을 때는 이 정도 날씨까진 아니었는데 하늘이 노랗게 물든 모습이 꽤 멋져 보였다. 그런데 오늘 불꽃축제 무사히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날씨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여수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더니 온 동네 사람들이 다 와있는 느낌이다. 교통 통제까지 더해져서 복잡 그 자체였다.

     

     

     

     

    터미널까지 마을 버스를 한 번 더 타야 해서 버스를 탔는데 마을버스 입구에 라이언 인형 머리가 껴서 버스 승객들 시선강탈 한 번 당했다. 그때만 해도 부끄러워서 괜스레 창밖만 바라봤는데 또 자리에 앉혀놓은 모습을 보니 마냥 귀여워서 기분이 들떠했던 것 같다.

     

     

     

     

     

    다행인지 여수로 가는 버스 좌석이 여유가 있어서 라이언 자리도 충분히 있었다. 자리가 없으면 위에 끼여서 넣어야 하나 아니면 짐 보관 칸에 넣어서 가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참 다행이다. 처음부터 안전벨트를 하려던 건 아니지만 머리가 무거워서 자꾸 앞으로 쏠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벨트까지 장착. 이제 정말 출발이다.

     

     

     

     

     

     

    벨트한 라이언 너무 귀엽다 ㅠㅠㅠㅠㅠㅠ 진짜 이래서 다들 카카오 카카오 하나보다. 우연히 득템한 대형인형이지만 귀염뽀짝한 모습에 기분까지 좋아진다. 하지만 이때까지 몰랐다... 이게 정말 무거워서 하루종일 힘들게 할 거란 걸... 결국 여수가서 쏘카를 이용해 데리고 다녔던 것 같다.

     

     

     

     

     

     

    전남 여수시 이순신광장에서 하는 여수불꽃축제, 인터넷으로 명당을 찾아보고 어디가 좋을까 루프탑 카페가 있는 곳으로 가야할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가까이서 볼 기회는 없었다. 여수 이순신광장 아니더라도 불꽃축제를 볼 수 있는 스팟이 다양하게 있다고 해서 우리는 근처 카페쪽을 선택했다.

     

     

     

     

     

    여수 시장님이 개최사를 하고 카운트다운을 하더니 밤하늘에 멋진 불꽃으로 수놓았다. 이게 바로 여수 갬성인가 싶을 정도로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여수 밤바다 위로 수놓은 수 많은 불꽃들을 보면서 이맛에 불꽃축제 가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의도에서 하는 축제 때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정말 힘들텐데 왜 가는걸까 늘 이해를 못했었는데 막상 보니까 짧은 그 순간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어서 꽤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건 정말 귀염뽀짝해서 찍어본 라이언의 모습이다. 과잠바를 잡은 대학생 컨셉인가? 99학번이라는 뜻인가...ㅋㅋ

     

     

     

     

     

     

     

     

    여수 밤바다 보고 여수 갬성 좀 느겼으니 시 한 편 쓰고 가야지. 날씨가 너무 추워서 밖에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10월이고 남쪽이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추위를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여수 갬성, 그러기야 하겠습니까 만은 약속한 그대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날을 잊었거나 심한 눈비로 길이 막히어 영 어긋났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봄날이 이렇습니다. 어지럽습니다. 천지사방 마음 날리느라 봄날이 나비처럼 가볍습니다.

     

     

    그래도 먼저 손내민 약속인지라 문단속에 잘 씻고 나가 보지만 한 한시간 돌처럼 있다 돌아온다면 여한이 없겠다 싶은 날, 그런 날  -이병률, 화분 中 -

     

     

     

     

     

     

     

     

     

     

    뭘 먹기에 애매한 시간이기도 하고 숙소가는 길에 초밥을 사서 먹었는데 가격대비 만족스러웠다. 육회, 새우, 광어, 연어, 계란초밥까지 해서 12,000원인데 이정도면 훌륭한 거 같다. 

     

     

     

     

     

    갑작스럽게 떠난 여행도 좋았고 라이언과 떠나는 여행도 다 좋았다. 불꽃도 분위기, 온도, 습도 모두가 좋았던 여행이지만 커플이 너무 많아서 쓸쓸했다... 갑자기 떠난 여수 여행 준비한 거 없이 급하게 갔지만 기분만큼은 꽤 좋았던 것 같다. 다음에는 낮에 가서 제대로 된 여수를 보고 와야겠다. 다음엔 미리 예매해서 꼭 기치를 타는 걸로.. 그리고 라이언도 데리고 가지 않는 걸로. 짐은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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