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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인가 동지인가 

     

    1920년 일제강점기.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은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의 뒤를 캐라는 특명으로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공유)에게 접근하고, 한 시대의 양 극단에 서 있는 두 사람은 서로의 정체와 의도를 알면서도 속내를 감춘 채 가까워진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가 쌍방 간에 새어나가고 누가 밀정인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의열단은 일제의 주요 시설을 파괴할 폭탄을 경성으로 들여오기 위해, 그리고 일본 경찰은 그들을 쫓아 모두 상해에 모인다.

     

    잡아야만 하는 자들과 잡힐 수 없는 자들 사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서로를 이용하려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이 숨가쁘게 펼쳐지는 긴장감 속에서 폭탄을 실은 열차는 국경을 넘어 경성으로 향하는데...

     

    *이 포스팅은 영화 '밀정'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밀정 The Age of Shadows, 2016

     

    개요 액션 ㅣ 한국 ㅣ 140분 ㅣ 2016.09.07 개봉

     

    감독 김지운

     

    출연 송강호(이정출), 공유(김우진), 한지민(연계순), 엄태구(하시모토), 신성록(조회령), 허성태(하일수), 이설구(오남원)

     

    등급 [국내] 15세 관람가

     

     

     

     

    실제 사건과 인물을 모티브로 그려낸 영화 밀정! 1923년, 의열단과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을 영화로 만들어 냈다. 밀정이라는 단어는 남의 사정을 은밀히 정탐하여 알아내는 자를 뜻한다. 스파이, 첩자라는 단어가 생기기 전인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경찰은 독립운동 세력의 내부에 끊임없이 밀정을 심었고, 항일 인사들 사이에서도 변절자가 나오는 등, 이념과 체제의 대립인 냉전시대가 드리운 것보다 더 짙은 그늘이 나라를 잃은 같은 민족 사이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일과 친일 사이, 경계선에 선 인물들은 누가 적이고 동지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함 속에서 서로를 의심하고 교란했다. 나라를 잃은 암울한 시대였으나 동시에 서양 문물이 들어오던 역동적인 시대였던 이중적 의미를 가진 1920년대를 배경으로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로 친일을 택한 이정출과 그가 작전 대상으로 삼게 된 항일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의 새로운 리더 김우진을 큰 축으로, 이들 사이 펼쳐지는 암투와 회유 작전을 영화로 그렸다.

     

     

     

    정의로 뭉친 '의열단'

     

    1919년 비폭력으로 진행된 3.1 운동이 일제의 무력 앞에서 허망하게 무너지자 무장투쟁만이 조국의 독립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13명의 젊은이들은 '정의로운 일을 맹렬히 실행한다'는 신념으로 조직을 결정하고 항일 독립 무장투쟁을 펼치게 된다.  의열단은 조선총독부, 동양척식 주식회사, 종로경찰서 등에 폭탄을 투척하고 총독부 고관, 군 수뇌부, 친일파 등에 대한 암살 활동을 벌이며 일제를 압박시켰다. 그러나 제대로 된 무기도 지원도 없다 보니 거사에 실패하는 일이 많았고 의열단은 조직적이지 못하다는 자책과 비난으로 1925년 사실상 종결된다.

     

     

    자유는 우리의 힘과 피로 얻어지는 것이오,
    결코 남의 힘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오, 이것을 위해 피를 흘려야 하오,
    선 민중은 능히 적화 싸워 이길 힘이 있습니다.

     

     

    -의열단 단장 김원봉-

     

     

     

     

     

    황옥 경부 폭탄사건

     

    영화 밀정의 모티브는 황옥 경부 폭탄사건이다. 종로경찰서 폭탄 투척사건에 실패한 의열단은 1923년 3월 2차 거사를 계획한다. 의열단은 헝가리 기술자를 초빙해 상해 비밀 아지트에서 폭탄을 제조하고 거사를 실행하기 위해 이 폭탄들을 경성까지 반입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조선인 출신 일본 고등부 경찰 '황옥'이 관여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이 사건을 황옥 경부 폭탄사건이라 부르게 된다.

     

     

    의열단은 제조한 폭탄을 경성까지 밀반입하고 위해 푸른 눈의 의열단원 마자르와 기생출신 의열단원 현계옥을 투입하게 된다. 서양 귀족 부부처럼 차려입은 마자르와 현계옥은 짐꾼으로 위장한 의열단원들과 기차에 탑승한다. 짐을 수색당할뻔한 위기 속에서 뛰어난 연기력으로 상황을 모면하고 폭탄을 상해 - 천진 - 안동현까지 옮기는 데 성공한다. 

     

    폭탄을 압록강 건너 신의주까지 옮기는 것은 김시현과 그의 포섭한 일본경찰 황옥이 하기로 하는데 일본 경찰인 황옥은 경찰 신분증을 제시해 무사히 압록강 철교를 건너게 된다. 지인의 집에 대량의 폭탄을 옮겨놓은 후 일부를 가지고 서울행 열차를 타지만 누군가의 밀고로 인해 체포되고 만다. 그렇게 작전은 실패로 끝났고 이 작전에 일본 경찰이 연관됐다는 사실에 발칵 뒤집어지는 상황이 발생되었다.

     

     

     

    아픈 역사가 만들어낸 비운의 독립운동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 속 인물들이 일본의 밀정이었는지 독립운동가였는지 알 수 없다. 다만 나라를 잃은 슬픔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희생이 헛되지 않게 기억하고 안타까워해야 함은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할 일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영화 속 실제 인물로 알려진 약산 김원봉은 1919년 무장 항일운동 단체 의열단을 결성해 각종 거사를 진두지휘했다. 친일파와 일본 경찰에게 공포의 대상이자 조선 젊은이들에게는 선망과 존경의 대상인 김원봉은 평생을 독립운동에 앞장서고 투신했지만 묘비나 기념비조차 없는 독립운동가이다. 아픈 역사가 만들어낸 비운의 인물이 아닐 수 없다.

     

     

     

     

    2019년 광복절 74주년

     

    광복절은 1945년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고,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축하하는 날이다. 그 시대를 살아갔던 인물들의 내면과 쫓고 쫓아가는 모습 속에서 독립운동가가 밟아온 역사적 사실을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깊은 고마움과 그분들의 희생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요즘 시국에 느낀 애국심은 그 당시와는 비교가 안 되겠지만 마음속 일렁이는 감정은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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